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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3) 은 형태가 없고

이재만, ACT뉴스 20138

 

   

1.jpg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1:2)

 

1절에 창조된 땅()2절에서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장면이다. 개역개정 성경은 1절은 한자인 ()’2절은 한글인 으로 번역되어 있어서 서로 다른 듯 하지만, 히브리 원어로는 둘 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에레츠(erets). 영어성경도 모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earth)로 번역했다. 우리말 성경도 둘 다 한글인 으로 번역했다. 두 절 모두 지구를 언급하는 것은 이어지는 1장의 나머지 부분을 보면 더 확실해진다. 둘째 날에 궁창으로 물을 나누는 장면이나, 셋째 날 궁창 아래 물은 바다가 되고, 이때 드러난 마른 땅에 식물이 자라고, 다섯 여섯째 날 동물과 사람을 창조하시는 내용이 모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한 내용이다.

 

이 땅을 혼돈과 공허로 번역한 것은 다소 해석적인 면이 들어있는 듯하다. 대표적인 영어성경들도 모두 formless and empty’(NIV), ‘without form and void’(KJV), ‘formless and void’(NASB)와 같이 모두 형태가 없으며 비어있다고 번역했다. 우리말 성경에서도 형태가 없고 비어있었으며로 번역했다. 혼돈과 공허란 단어를 사용할 경우 얼핏 무질서(chaos)한 모습으로 비추어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형태가 없고 비어있다는 중립적인 묘사다. 성경 전체를 통해 이 문장을 볼 때는 오히려 좋은 모습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창조의 장면은 첫째 날 창조 사역 가운데 빛을 만드시며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신 일련의 과정에서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전능하시며 선하신 것이 하나님의 능력과 성품이며, 이것이 창조 때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p.4 간격이론 참고)

 

이어서 흑암이 깊음 위에 있다며 빛이 창조되기 전인 지구 주위의 캄캄한 상황을 그리고 있다. 이때 깊음이란 단어는 깊은 바다를 의미하는데, 홍수심판 때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7:11)에 등장하는 동일한 단어인데 주로 심해로 해석된다. 즉 지구는 처음부터 물이 존재한 상태로 창조되었다는 의미다. 이는 바로 뒤에 이어지는 하나님의 영이 수면에 운행하시니라수면에서 뒷받침된다. 또한 이때 하나님의 영을 통해서 앞으로 자신의 형상인 인간이 살게 될 지구를 감싸며 창조사역에 함께 참여하고 계시는 성령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진화론적 지질학자들은 지구가 처음에는 뜨거운 불덩이에서 수십억 또는 수백억 년의 막연한 기간에 걸쳐 점차 식으며 결국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좋은 환경으로 변했다고 상상한다. 그러나 성경은 완전히 반대로 말한다. 처음부터 물과 함께 물의 지구(watery earth)를 말한다. 여기서 물이라고 하는 단어는 성경에서 언급된 첫 구체적인 물질의 이름이다. 잘 아는 것처럼 물은 화학식이 H2O. 어려운 화학적 논의를 떠나서라도, 물은 가장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수소, 산소, , 전자, 소립자, 미립자 등등물보다 더 단순한 물질들도 많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앞의 단계 없이 바로 물을 만드셨다. 수소는 폭발성이 있다. 산소는 불이 나도록 한다. 전자, , 소립자, 미립자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도 없지만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아주 불안정하다. 그러므로 이런 자연주의적인 사고로 간단한 것으로부터 물이 되었다는 것은 오히려 믿기 어려운 논리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시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완전한 물을 창조하신 것이다.

 

만약 단순한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 더 타당한 것 같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이분은 그만큼 진화론적 사고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진화론자들은 세상이 단순한 것부터 시작했다고 말하고 싶어한다. 이것이 진화의 속성이며 한계인 것이다. 복잡한 것부터 되었다면 결국 창조자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독자들이 지구는 처음에 뜨거운 불덩이로부터 시작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이것 또한 진화론적 지질학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한 어떤 지질학적 증거도 없다. 단지 태양이 뜨겁고, 지구 내부가 뜨겁기 때문에 지구가 처음에는 뜨거웠을 것이라는 상상에서 나온 것뿐이다.

 

세미나 후에 저는 진화론을 믿지 않는데요하며 다가와서 질문하면서도, 이미 그분 안에 진화론이 들어있는 것을 자주 발견한다. 많은 사람들은 진화론을 원숭이와 사람이 공통조상에서 비롯된 것이나 단순한 생물에서 인간까지 진화되었다는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진화론은 단지 이런 인류의 기원만을 주장하지 않는다. 진화론은 한마디로 시공간과 물질의 모든 역사를 보는 관점에 속속히 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니까 우주가 겪었던 과거에 대하여 인간 혼자서 깨달아 알려고 하는 모든 영역이 진화론이다.

 

그런 면에서 진화론적 사고는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판하기 훨씬 이전부터 모든 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던 생각이었다. 바벨탑의 언어 혼돈 후에 흩어지며 하나님을 잊어버린 각 나라들은 이미 진화론적 사고를 갖출 수밖에 없었다. 거기 계셨던 하나님을 잊어버리면, 과거에 대하여는 스스로 알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보이는 것에서 닮은 것끼리 묶고,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이 되었다는 진화론적 사고가 자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진화론을 과학이란 이름으로 과학책 안에 들여 놓은 것이 문제였다. 이미 우리 마음에 진화론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교과서의 진화론을 처음 대하는 사람도 그 과학적 증거와는 별개로 진화론을 쉽게 수용해 버리게 된다.

 

우리는 그런 존재다. 혼자 깨달아 알려고 하면 진화론적으로 사고를 하게 되는거기에 추가해서 어릴 때부터 진화론적 교육을 받고 있는 세대에 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 각 사람들은 진화론의 실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진화론에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창조과학 프로그램에 참석했을 때 이것까지도 틀린 거야? 정말 거꾸로 배워왔구나!” 등의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진화론에 벗어나서 창세기를 읽어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지만, 실현 불가능한 말이다. 이미 우리는 스스로 진화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거꾸로다. 창세기를 읽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진화론적 사고에 젖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지구가 처음부터 물로 존재했었다는 것을 읽으며, ‘! 지구가 불덩이였다는 진화론에 젖어있었구나라고 발견하는 것이다. 창세기 1장의 칼럼을 읽으며, 창세기를 거울로 삼아, 독자 자신이 얼마나 진화론의 흙탕물에 묻었는지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물론 진화론이 묻어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하기 위해서만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하나님께서 모든 만물을 어떤 과정으로 창조하셨고, 그 만물의 첫 주가 기록된 창세기 1장을 통해 그분이 어떤 분인지를 그려보길 기대한다.

 

앞으로 이 글을 읽어나가며 창조순서를 보면 하나님께서는 간단한 것부터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부터 창조하셨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여기에 참으로 놀라움이 있다. 필요한 것을 바로 바로 창조하시면서 다음 것을 염두에 두시는 모습,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전능하심과 전지하신 자신의 능력과 지혜를 드러내는 것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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