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궁극적인 알맹이?
이동용, ACT뉴스 2013년 5월
물질에 대하여 초보적이지만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한 사람은 희랍시대 철학자 데모크리토스(Democritus 460-370BC)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고체 덩어리 물질을 작게 깨뜨리고, 작게 깨진 것을 또 쪼개고, 그것을 또 쪼개는 과정을 계속하게 된다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그 물질의 끝에 이를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그 궁극적인 알맹이를 아토모스(Atomos)라 하였다. 현대에 와서 이것을 원자(Atom)라 부르게 되었다.
19세기까지 과학자들은 모든 물질이 원자라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궁극적인 알맹이로 이뤄졌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원자는 중앙에 핵이 있고 주위에 전자가 돌고 있으며, 중앙의 핵은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가 강력히 결합된 것이 밝혀졌다. 이 양성자와 중성자의 수에 따라 분류하고 체계화한 것이 바로 화학 교과서에 나오는 원소주기율표(Periodic Table) 이다.
그 후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 입자가속기가 개발되었고 이를 통하여 양성자와 전자를 분리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로써 더 이상 쪼갤 수 없다고 생각하던 원자설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어서 다양하게 개발된 입자가속기들을 통하여 원자핵을 양성자와 중성자로 분리하였고, 고에너지로 가속된 양성자 빔(proton beam)을 서로 충돌시켜서 양성자를 더 작게 쪼개는 입자 실험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양성자 충돌 실험에서 쪼개져 나온 가상 입자를 과학자들은 쿼크(Quark)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고에너지 입자물리 분야의 과학자들이 연구결과로 제시한 표준모델은 쿼크 입자 6개와 그들의 힘을 매개하는 입자 2개, 경입자 6개와 역시 힘을 매개하는 입자 2개로 모두 16개의 입자들이다. 그리고 이 16개의 입자들로 하여금 질량을 갖게 하는 또 다른 입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 입자가 소위 신의 입자 또는 마지막 입자로 알려진 힉스 입자(Higgs particle)이다. 그런데 지난 해 7월 4일 유럽공동체의 고에너지 입자가속기 연구소(CERN) 과학자들은 그동안 미스테리로 알려진 힉스 입자일 가능성이 높은 입자를 찾았다는 대대적인 발표를 하였다. (힉스 입자에 대한 내용은 Creation Truth 09, 2012 참조바람)
현재 힉스입자에 대한 연구는 과학계에 최대의 관심사이며 한창 진행 중이다. 그 결과는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오늘도 첨단 물리학 분야인 고에너지 입자물리학에서는 물질의 궁극에 대하여 계속 도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로 앞에서 언급한 여러 종류의 미립자들이 발견 되었지만 이 발견들이 물질의 근원에 대한 답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물질 내부에는 복잡하고 신비한 조화가 있음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1-2].
일반적으로 가장 간단한 물질로부터 복잡한 물질로 스스로 성장해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주의적 발상이다. 자연주의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먼지 보다 더 작은 티끌로 부터 우주가 시작하여 은하계가 형성되었고 그 은하계로부터 태양계, 그리고 지구와 같은 행성이 생겨났으며, 또한 생명도 우연히 출현하여 오늘 우리가 목격하는 바와 같이 존재하는 것으로 믿는다. 그러므로 모든 근원이 물질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연구는 아무리 작고 간단한 입자일지라도 그것이 저절로 생겨날 수 없으며, 입자 세계는 우연과 저절로의 관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필연적인 질서와 조화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우리들은 입자 가속 충돌실험 같은 최첨단 과학기술 덕택에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와 지혜를 더욱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롬 11:33)
[1] Perkins, D. H., Introduction to High Energy Physic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0.
[2] Veltman, M., Facts and Mysteries in Elementary Particle Physics, World Scientific Publishing,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