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시리즈(2) 인류의 다양한 피부색은?
다양한 피부색
이재만, ACT뉴스 2014년 5월
국제 연합 인구 기금(United Nations Population Fund)은 2012년에 세계 인구가 70억 명이 넘었다고 추정했다. 그런데 이런 각 사람들은 동일한 외모를 갖고 있지 않다. 특히 외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피부색이다. 성경으로 보자면 온 인류는 모두 아담과 하와의 직계후손이다. 그리고 더 좁혀나가자면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홍수심판 때 방주에 탔던 노아의 직계후손들이다(창 9:19). 그렇다면 이 유일한 한 사람으로 인해 어떻게 피부색이 다양해 질 수 있었을까?
피부색은 무엇에 따라 결정되는가?
먼저 피부색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만약 백인 선교사 부부가 아프리카의 한 부족에서 수년 동안 사역을 했다고 하자(백인, 흑인, 황인 식의 용어가 적절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편의상 여기서는 이 표현을 사용한다). 이 부부는 햇빛에 노출되어 피부가 검게 그을리게 되었을 것이다. 이 백인 부부가 아들을 낳았다면 그 아들은 어떤 피부색을 가졌을까? 당연히 밝은 색일 것이다. 한편 그 옆 부족에서 다른 백인 선교사 부부가 수년간 사역을 한 뒤 백인 딸을 낳았다고 하자. 역시 밝은 색의 피부를 가진 딸을 낳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아들과 딸이 성인이 되기까지 아프리카에 살았다면 각각 피부가 검게 되었을 것이다. 이 검은 피부를 가진 두 백인(!)이 서로 만나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았다면 그 아기의 피부는 어떨까? 당연히 밝은 피부를 가졌을 것이다. 여기서 하나 정리해두어야 할 것은 백인이 아프리카에서 오래 산다고 해서 검은 피부를 가진 자녀를 낳는 것은 아주 어렵다는 점이다.
피부색은 일차적으로 피부색소로 결정되는데 이 색소를 멜라닌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멜라닌은 암갈색을 띄며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피부가 자극을 받게 되는데 이때 멜라닌이 더 많이 합성되어 피부가 검게 변하는 것이다. 멜라닌은 피부 아래 위치한 멜라노사이트라는 세포에서 만들어지며 특히 이 세포 안에 있는 멜라노좀이라는 미세한 주머니가 멜라닌을 만드는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난 아기의 피부색은 이 멜로노좀의 색, 크기, 개수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환경에 따라 멜로노좀에서 멜라닌이 얼만큼 합성되느냐에 따라 다양해질 수 있다. 그러나 앞의 예처럼 밝은 피부를 가진 사람이 아프리카에 살면서 멜라닌이 더 많이 합성되어 피부가 검게 보일지라도 난자나 정자에 있는 유전자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밝은 피부의 아기를 낳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피부색의 결정에는 유전적 요인이 가장 중요하다.
유전자의 재조합의 이해
여기서 조금 더 깊이 유전자의 재조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보자.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멜라노좀의 크기와 숫자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30여개 정도를 발견했다. 이 30여개의 유전자가 조합을 이루며 다양한 피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여기서 일단 한 개의 유전자의 재조합의 경우만 따져보자. 어떤 유전자 A를 Aa로 표기 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여기서 대문자 A는 더 큰 멜라노좀을 내고, 소문자 a는 더 작은 멜라노좀을 내는 유전자다. 만약 Aa를 가진 남자가 동일한 Aa를 가진 여자와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았을 경우, AA, Aa, Aa, aa의 자식을 낳을 수 있다. 여기서 A 유전자 하나만을 고려할 때 두 개의 대문자를 가진 AA를 가진 사람이 가장 어두운 피부를, 두 개의 소문자를 가진 aa의 사람이 가장 밝은 피부를 가질 것이다.
만약 두 개의 유전자를 고려하면 표와 같은 경우의 수가 나올 것이다. 다소 복잡한 것 같이 보일지라도 대문자가 많을수록 어두운 피부색을, 소문자가 많을수록 밝은 피부색을 갖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AABB를 가진 사람이 가장 어두운 색의 피부를, aabb의 사람이 가장 밝은 색의 피부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결혼할 수 있다. 대문자 소문자 문제지 원래 결합할 수 있는 알파벳 A와 B는 양쪽 다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전자 재조합 표를 주목하여 보자. 피부색이 다양해지는 유전자 재조합 과정에서 새로운 유전자가 추가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단지 AaBb라는 유전자의 조합으로만 이렇게 다양해진 것이다. 추가된 유전자가 필요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검은 피부는 소문자 a나 b를 잃어버리며 발생한 것이며, 밝은 피부는 대문자 A나 B를 잃어버리며 발생한 것이다. 극단적인 피부색으로 갈수록 더 많은 유전자를 잃어버려야 한다.
여기에 하나 정리해야 할 것이 있다. 피부색이 다양해지는데 어떤 진화론적인 사고가 필요치 않다. 왜냐하면 피부색의 변화가 진화과정이라면 그 과정 가운데 유전정보의 추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 반대다. 피부색의 다양성은 유전정보가 획득되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유전정보가 손실되며 일어나는 것이다. 이는 누군가가 처음부터 이런 피부색이 드러나게 할 유전정보를 이미 넣어놓았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지금까지 알려진 30개의 유전자를 모두 조합시키면 어떨까? 훨씬 복잡할 것이다. 그러나 대문자가 많으면 얼굴이 더 어둡고 소문자가 많으면 더 밝게 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유전정보가 손실되며 일어난다. 그러나 역시 서로 결혼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모두 같은 알파벳(서로 조합할 수 있는 유전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유전학적 문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이 동의하는 바이다.
아담과 하와가 자녀를 낳았을 때 첫 세대부터 다양한 피부의 자녀를 낳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는 그리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피부색이 다양할 뿐 모두 자신들을 닮았을 테니까. 만약 사람이 생김새도 피부색도 모두 같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서로 알아 볼 수도 없는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같은 사람이면서 단 한 사람도 같은 모습이 나오지 않도록 유전자 재조합이라고 하는 기막힌 방법을 사용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피부색이나 생김새의 다양성은 첫 부부인 아담과 하와에 처음부터 심어놓으신 유전자들이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단지 대문자가 많으냐? 아니면 소문자가 많으냐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