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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론적 진화론 5 다중격변론 - 창조와 멸종이 반복될 때마다 격변이 발생(1): 과학적 문제점

이재만회장(지질학, 과학교육학), ACT뉴스 201512

 

 

최근에 한국 기독교계에 어떤 때보다도 유신론적 진화론의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진화론이 등장한 이래로 유럽과 미국을 건너 드디어 한국에서도 일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캐나다 VIEW 원장으로 있는 양승훈 교수의 다중격변론이다(창조와 격변, 예영, 2006). 다중격변론은 한마디로 앞서 언급한 점진적 창조론에 격변설을 첨가한 이론이다. 즉 하나님께서 창조와 멸종을 수십 억 년 동안 반복하다가 아담을 창조하였는데, 멸종이 일어날 때마다 홍수 심판과 같은 격변이 일어났다는 이론이다.

 

그 내용뿐 아니라 이론이 발생한 동기도 점진적 창조론과 유사하다. 진화론자들이 1980년대에 전이 화석이 부재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종류에서 종류로 변하는 대진화에 대한 증거의 부재가 나오자 하나님께서 수십 억년에 걸쳐 진화의 순서대로 창조(!)하였다는 점진적 창조론이 등장했었다. 즉 진화론자 스스로 인정한 부분만 인정하고 나머지 빅뱅, 수십억 년의 지질시대표, 동위원소 방법 등 여전히 버리지 않은 진화론적인 것들은 그대로 수용하자는 것이다.

 

한편 다중격변론은 최근의 지질학계의 변화에 따라 등장한 이론이다. 지질학은 19세기 초에 지층이나 산들과 같은 대상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퇴적되고 침식되는 자연 과정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여기는 동일과정설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 동일과정설은 20세기에 들어서기 전에 지질학의 커다란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때부터 지구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오랜 역사를 겪은 것으로 해석되었으며 1872년에 화석들을 진화 순서로 모아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식의 지질시대표가 기본적으로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중반부터 학계 안에서 동일과정설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여러 지역에서 격변에 의한 지층 형성이 관찰되었고, 산과 골짜기 역시 격변적 침식 과정으로 형성되었다는 격변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중격변론은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등장한 것이다. 점진적 창조론과 마찬가지로 진화론자들이 자세를 바꾼 부분만 바꾼 것이다. 한편 진화론자들이 여전히 붙들고 있는 수십억 년의 지질시대표는 여전히 고수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울러 그 격변의 원인으로 외계에서 날라온 운석을 꼽았다.

 

과학적으로 보자면 양 교수가 주장하는 다중격변론은 점진적 창조론과 유사하기 때문에 그 문제점도 유사하다. 무엇보다도 지구상에 존재하지도 않으며 과학자 누구도 관찰한 적이 없는 지질시대표에 대한 신뢰 부분은 가장 심각한 문제일 것이다.

 

양 교수는 책에서 지구상에 여러 번의 격변이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지구상에 전지구적으로 단 한번의 격변이 있었다고 하는 성경의 홍수 심판을 약화시키려는 태도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랜드캐년과 인근 캐년들의 형성... 만일 노아 홍수로만 현재의 지층형성을 설명하려면 홍수가 있었던 10여 개월 동안 쉬지 않고 시간당 평균 23m의 속도로 지층이 퇴적되었다고 가정해야 하는데 이것은 상상하기 어렵다.”(p. 485)는 식이다. 그러나 1980년에 폭발한 세인트헬렌 산에서 흘러내린 저탁류가 수시간만에 7.5m의 지층을 만들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성경에 기록된 대로 모든 코로 숨쉬게 하는 생물을 파괴시킨 전 지구적인 대격변이 한 개의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지역적인 지층 형성만도 못하게 취급되어야 할까? 저자는 자신의 이론을 합당화시키기 위해 성경에 기록된 홍수 심판의 규모도 약화시키고, 성경적 관점으로 지층을 보고 있는 사람들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1.jpg  

 

운석에 대한 논리는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면 성경에 기록된 홍수심판으로는 그런 두터운 지층의 형성이 불가능하고 자신이 주장하는 운석으로는 가능할까? 하나님께서 행하신 심판이 자신이 상상한 운석보다 못하단 것인가? 그랜드캐년을 보더라도 지층이 아주 평평하다. 우리가 보고 있는 지층들은 운석 충돌로 형성될 수 있는 모양도 아니지만, 만약 양 교수의 주장대로 지층이 운석충돌에 의해 수백만 년의 시간적 간격을 두고 만들어졌다면 그 격변과 격변 사이에 산이나 강을 보여주는 흔적이 있어야 한다. 더군다나 어떤 경우도 운석에 의해 지금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지층이 형성된 예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러면서 그는 지질학적인 증거들을 볼 때 지층들을 포함하여 현재 지구상의 여러 격변의 증거들을 모두 전 지구적인 일회적 홍수만으로 설명하는 것도 어색하다(p. 476).” “이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한가지 가능성은 다중격변 모델이다(p. 479).”라고 말한다. 그러나 양 교수가 성경에 기록된 전지구적인 단 한번의 격변인 홍수 심판이 어색한 생각이 드는 것은 그 증거 때문이 아니라, 수십억 년의 지질시대표가 그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 한 번의 홍수심판에 의한 격변이 결코 어색하지도 않고, 양 교수가 갖고 있는 딜레마를 해결할 필요도 없으며 진화론과 타협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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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교수는 지구 절대연대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인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은 이 논쟁의 출발점이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p. 470)라고 했듯이 오랜 지구 나이를 지지하기 위해 방사성 연대측정을 옹호하는 내용을 여러 페이지에 할애했다. 그러나 양교수의 이 책과 주장은 저자 단독으로 쓰여진 만큼 많은 부분에서 비전문가적 내용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양 교수는 탄소연대측정방법을 설명하며 정확한 보고는 없지만 대체로 (그 오차가) 2%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중요한 결과의 경우에는 대부분 부정확한 데이터가 나온 원인이 밝혀져 있다.”(p. 391)고 말한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참고문헌이 어디에 있는지 의심스럽다(실제로 저자의 책에는 참고문헌이 없다). 또한 스스로 정확한 보고는 없다고 하면서 2%란 숫자는 어느 근거에서 나온 것일까? 그리고 탄소 측정의 결과만 갖고 그 수치가 정확한지 부정확한지 그 원인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원인을 밝히는 것은 창조론자나 진화론자나 아직까지도 풀 수 없는 어려움이다.

 

어떤 경우는 실제 내용을 거꾸로 이해한 부분도 있다. 그 문제점의 예를 들자면 양 교수는 K-Ar(칼륨-아르곤) 연대측정을 언급할 때 용암이 굳은 후에 아르곤 가스가 빠져나갔을 가능성만 강조하며 오랜 지구를 주장한다(p. 387). 그러나 실제로는 그 반대다. 지질학자들은 굳은 후에 아르곤이 빠져나가는 가능성보다 용암이 굳기 전에 용암에서 빠져나가지 못해서 남아있는 아르곤을 훨씬 심각한 문제로 여긴다. 이를 초과 아르곤(excess Ar)’이라고 부른다. K-Ar 연대측정법은 남아있는 아르곤의 양이 많으면 오래 된 것이고, 그 양이 적으면 최근 것으로 계산된다. 그러므로 이 초과 아르곤은 그 암석을 비정상적으로 오래되게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이 초과 아르곤은 모든 용암에서 쉽게 관찰된다. 최근 화산폭발에 의해 굳은 용암 속에 언제나 아르곤 가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미 여러 번 밝혀졌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연대측정과 홍수 심판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문제로 지적한다. “그러나 대홍수설은 오늘날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측정 결과와 양립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지구역사에서 단 한 차례의 대규모 홍수만 있었다는 대홍수론의 가장 큰 어려움은 기존의 연대측정 결과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p. 470) 그러나 연대측정과 홍수 심판이 불일치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한쪽이 틀렸기 때문이다. 즉 연대측정 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 때문이다(이에 대하여는 여러 번 언급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다중격변론은 실제로 발생한 적이 없는 역사에 지질학적 증거들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그 해석들이 증거와 결코 조화롭지 못하다. 우리가 보고 있는 수평으로 펼쳐진 엄청난 두께와 너비의 퇴적 지층은 수십억 년에 걸쳐 발생했다는 여러 번의 격변이 아닌, 창조 이래로 발생한 단 한 번의 격변적 홍수 심판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게 한다. 만약에 그 마음에 수십억 년의 지질시대표를 버린다면 말이다. 다중격변론의 성경적 문제점과 그 위험성은 다음 호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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