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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이해 7 자연, 자연주의, 성경

최태현, ACT뉴스 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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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펼쳐보자. 그리고 자연이라는 말을 성경에서 찾아보자. 몇 가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성경에서 자연 혹은 nature 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세상 만물을 나타내는 의미로 쓰이지 않는다. 그 대신 자연은 바로 우리의 죄악된 본성, 그리고 하나님의 선하신 속성을 나타내는 의미로 대부분 쓰인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자연은 성경에서는 피조물로 일컬어진다.

 

이 차이는 사소한 것 같지만 상당히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만물이 어떻게 생겨났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이 그 호칭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첫째 우리가 만물을 자연이라고 부를 때, 그것은 말 그대로 저절로 그렇게 된 것혹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 된다. 이러한 말의 숨은 의미는 바로 창조자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는 말 자체가 외부의 개입이 필요 없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구름은 저절로 생겨난다. 그렇다면 구름에 대해 생각할 때 하나님은 필요 없다 (과연 그런가? 왕상 18장을 보라).

 

둘째 우리가 어떤 사물이 저절로 되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어떤 과정 - 우주의 형성과정, 지층의 형성과정, 생물의 진화과정 - 에 집중하게 된다. 꽃이 저절로 피는 것이라면 사람은 당연히 어떤 조건들이 맞을 때 꽃이 알아서 피게 되는지 궁금해진다. 어떤 외부의 개입이 없을 때, 도대체 그랜드캐년의 지층들은 어떻게 저절로 형성되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해진다. 사실 이러한 호기심은 과학의 원동력이다. 그런데, 그러다보면 정작 출발점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거나 무시하게 되는 시점이 온다. 혹은, 출발점은 그저 지금 일어나고 있는 과정들의 연장선에 놓인, 붙잡을 수 없는 어떤 신비가 되어버린다. 바로 이러한 사고를 근대 자연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근대 서구의 자연주의, 보다 정확히 말해서 무신론적 자연주의는 원래부터 있었던자연의 형성과정을 오늘날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자연과정으로부터 밝히려는 지적 활동이다. 과정은 보통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의 자연과정을 관찰하면서 더 오래된 자연과정을 알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사고는 동일과정설로 잘 알려져 있다. 비록 최근에는 단순한 동일과정설보다는 동일과정과 격변이 결합된 자연주의 사고가 나오고 있지만, 그 본질은 결국 오늘날의 과정을 오랜 옛날까지 늘려보는 것이다.

 

자연주의가 지적 활동(과학)을 지배하게 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세상은 법칙과 변화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달은 날마다 변화하지만 한 달로 보면 늘 같다. 인종은 다양하지만 결국 모두 같은 인류이다. 박테리아는 하나같이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놀라운 변화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지성을 지닌 인간은 이러한 법칙과 변화의 하모니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굳이 그 창조자를 생각하지 않아도, 질문은 넘치고 밝혀야 할 자연과정은 무궁무진하다. 그 과정에 갑작스레 개입하는 창조자는 불편하기까지 하다.

 

서구의 자연주의는 처음에는 창조자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자연주의의 성숙은 하나님을 법칙안에 가두는 이신론으로 이어졌고, 이내 창조주를 완전히 배제하는 철학적 자연주의 나아가 무신론적 자연주의로 이어졌다. 창조주를 완전히 배제한 순간, 이제 자연은 자연 그 자체만으로 설명되어야 했다. 마치 어떤 사람의 부모를 배제하고 그 사람의 성장 과정과 출생을 설명하려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기원에 대한 의문을 오늘날의 과정에 대한 지식으로 풀려는 우리 시대의 시도는 이러한 자연주의와 무신론의 혼합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창조주를 배제하는 자연주의는 본질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 만물의 시작과 그 이후의 과정은 다르다. 모든 생명은 세포 분열로부터 성장한다. 그러니 그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최초에는 한 세포였을 거라 추론할 수 있고, 실제 그렇게 관찰된다. 그러나 그 최초의 한 세포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은 언젠가는 끝이 난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대상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시작이라는 것이다. 시작은 그 이전 과정이 없으니 과정적 사고로는 설명할 수 없다. 둘째, 오늘날의 무신론적 자연주의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없으면 과학으로 여기지 않으려 한다. 진화론이 창조론보다 우월한 것은 진화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된다. 그러면 크리스천들은 창조도 과학적으로 설명해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창조를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창조는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완전한 모습으로 이루신 역사이기 때문에(1) 과정이 있을 수 없다. 그 결과만 있을 따름이다. 무신론적 자연주의는 이 문제를 외면한다. 셋째, 무신론적 자연주의는 도덕의 원천마저도 자연으로부터 도출하려 한다. ‘자연 과정을 보라. 이것이 자연법칙 아닌가. 그렇다면 사람도 그에 따라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무신론적 자연주의의 도덕 근거이다. 불행하게도 자연은 - 정확히 말하면 피조물은 - 도덕의 궁극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 만물에는 하나님의 속성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1:20), 어떤 자연법들은 성경의 계시와 일치하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이 만물은 동시에 타락했다는 사실(3)을 잊어서는 안된다.

 

창세기 1장은 우리에게 적절한 지식을 전해주고 있다. 첫째, 이 세상은 시작이 있었고, 이 세상의 시작은 창조주로 말미암는다는 것이다. 모든 과정은 창조주의 창조로부터 시작되었다. 둘째, 이 세상은 저절로 존재해온 것이 아니라 피조물이라는 것이다. 셋째, 이 세상은 인간의 탐구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1:28). 인간의 탐구활동이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만물의 본성을 밝힘으로써 하나님의 문화명령을 수행하는 일일 것이다. 이는 성경을 믿든 안 믿든 오늘날 많은 실험과학자들이 수행하고 있는 작업이다. 성경을 믿는 크리스천들은, 올바른 지식은 바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라는 것을 (9:10) 마음에 새기고 진리를 추구할 때 그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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