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11) 바다와 뭍의 창조
이재만, ACT뉴스 2013년 12월
“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부르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 1:9,10)
둘째 날 창조하신 궁창 아래 물로 바다를 만드시고 드러난 곳이 뭍(dry land)이 되도록 하는 장면이다. 지표의 전체를 덮었던 물이 모이며 뭍이 드러날 수 있는 과정이란 지표의 어느 한 쪽은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한 쪽은 높아지는 방법밖에는 없다. 즉 낮아진 곳에 물이 모여 바다가 되고, 상대적으로 높아진 곳에는 뭍이 드러난 것이다. 그런 면에서 궁창 아래 물이 한 곳으로 모이며 바다와 뭍을 드러낸다는 성경 기록은 이런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때 첫째 날 창조된 지구는 셋째 날에 들어서 전지구적인 지질학적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성경에서 창조이래로 이와 비슷한 장면이 한 번 더 등장하는데, 인류가 죄악으로 가득 찼을 때 하나님께서 물로 심판하셨던 노아홍수 때다. 당시 지구 전체를 덮었던 물이 감할 때 ‘물이 땅에서 물러갔다’라고 기록하고 있다(창 8:3). 하나님께서 셋째 날과 같이 홍수 때도 높낮이를 통해 뭍을 등장시키신 것이다. 창세기 셋째 날이나 홍수 심판이나 동일하게 전 지구적으로 일어난 과정이다.
한편 창조 셋째 날과 홍수 심판 때는 그 상황은 몇 가지 면에서 분명히 다르다. 의미적으로 볼 때, 셋째 날은 창조 과정이고 노아홍수는 심판 과정이다. 기간으로 보면 셋째 날은 물이 물러가는 것은 하루 만에 일어났고, 홍수 때는 수개월에 걸쳐 물이 물러갔다. 이는 창조과정은 다분히 시공간을 초월하신 창조자의 디자인 차원에서 일어난 것이고, 홍수과정은 다분히 시공간 속에 심어놓은 자신이 만든 물리법칙을 이용하신다고 할 수 있다. 또, 셋째 날은 아직 동식물과 사람이 창조되기 이전이고, 홍수 때는 이미 지구상에 동식물이 가득 차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므로 창조와 심판 과정의 그 유사성과 차이점은 지구에 고스란히 담겨있을 것이다.
성경의 역사를 토대로 보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바다와 뭍은 창세기 1장 전체에서 묘사된 처음 창조 때의 모습이 아니다. 지금의 땅은 아담과 하와가 범죄한 다음 일차적으로 저주받았고(창 3:17), 그 후 죄악이 편만해서 인간과 코로 숨을 쉬는 육지의 동물들을 쓸어버린 심판 때 저주가 더해진 이후의 모습이다(창 8:21). 그러므로 지금의 모습을 보며 처음 창조 때의 땅을 결코 스스로 알 수 없다. 처음이 좋았었을 것이라는 상상조차도 하지 못할 것이다. 오직 그 자리에 계셨던 하나님의 계시를 통해서만 엿볼 수 있다. 그것이 기록된 책이 바로 창세기 1,2장이다.
창조 이후 심판 사건인 노아홍수는 모든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시작한 전 지구적인 격변적 사건이다. 이는 홍수 격변이 지구상에 지울 수 없는 큰 흔적들을 남겨 놓았음을 의미한다. 여러 흔적들 가운에 가장 대표적인 예는 바로 화석들일 것이다. 화석은 돌 속에 묻혀있는 과거 동식물들의 시체나 흔적을 말한다. 오늘날에는 땅을 파면 수백만 구의 시체들이 등장한다. 바로 화석들이다. 그러므로 이 시체들은 분명 창조 때의 모습이 아니라 심판의 흔적이다. 창조가 없이 시체가 있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지구상의 화석의 분포를 보면 독특한 양상을 보여준다. 지층의 낮은 곳부터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수백만의 화석이 갑자기 등장한다. 지질학자들은 이를 “캄브리아기 화석폭발”이라고 부른다. 진화론적 지질시대를 볼 때 본격적인 화석이 등장하는 시기를 캄브리아기 지층이라고 부르는데, 그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엄청난 화석이 동시에 등장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캄브리아기 화석폭발은 진화론자들에게는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발견된 화석들이 이전 조상 없이 완전한 모습으로 바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때 발견되는 화석들은 대부분이 해양 무척추동물들이다.
다음 논문을 보면 이 캄브리아기 화석폭발이 진화론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를 말해준다.
“캄브리아기 폭발로 알려진 (화석의) 갑작스런 다양한 양상은 찰스 다윈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는 오늘날에도 동물 진화에 대한 가장 큰 궁금증이다”(1)
창조과학자들은 캄브리아기 화석폭발에 대해 지질학적 관찰과 성경 기록을 통해 그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해왔다. 왜냐하면 이런 화석의 양상은 성경을 근거로 하면 너무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셋째 날 전 지구적인 지질학적 과정이 있을 때까지는 동식물이 창조되기 이전이며 또한 셋째 날 식물의 창조와 다섯, 여섯째 날 동물들이 창조된 이후부터 홍수 심판 이전까지는 화석을 만들 만한 어떤 전 지구적인 격변이 기록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식물들이 편만해진 후 일어난 전 지구적인 홍수 격변은 대규모의 화석 매몰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와 같이 창세기 1장의 기록과 노아 홍수 격변은 캄브리아기 화석폭발을 아주 분명하게 설명한다.
물론 여기서 캄브리아기와 같은 지질시대적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수십억 년의 진화론적 역사나 시대구분을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진화론자들의 딜레마가 성경 역사를 전제로 놓고 보면 얼마나 잘 해결되는지를 설명하고자 그들의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던진 질문은 마치 창세기 1장에서 땅을 다지셨던 자신을 말씀하시는 것 같지 않은가?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욥 38:4).
이 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우리 스스로 깨달아 알 수 없다. 오직 거기 계셔서 행하셨고, 완전히 목격했던 하나님을 통해서만 알 수 있으며, 지구상에 있는 증거들이 그 말씀과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1. Matz, M. V., T. M. Frank, N. J. Marshall, E. A. Widder, and S. Johnsen, 2008, Giant Deep-Sea Protist Produces Bilaterian-like Trace, Current Biology, 18(23): 1849-1854.